만화 속 인공지능에 대하여 5 : 월-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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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월-E'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만,
우선은 그 중 인공지능의 감정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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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월-E에서 나오는 로봇들은, 각자가 맡은 역할이 제한적이며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로봇들 조차도
아주 감성이 풍부한 행동들을 보여줍니다.

어째서 감정이 프로그램되지 않은 월E에게 감정이 생겼고
제작년도도 프로토콜도 성능도 다른 이브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가.. 까지 너무 따져들면 낭만이 없으니 ^^;
그렇게까지는 하지말고, 영화에 나오는 로봇들의 전반적인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청소로봇인 '모'인데요,

'모'는 단순히 청소로봇으로서, 더러워진 로봇들이나 바닥을 닦는 역할만 하면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감정적으로, 지저분한 것을 싫어하는 깔끔한 성격의 귀여운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이는 단순히 영화의 재미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조금 더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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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청소로봇들은 그냥 바닥을 돌아다니며 먼지가 있든지 없든지 빨아들이기만 합니다만;

좀 더 복잡한 조건에서 청소로봇이 청소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깨끗한 것이고, 무엇이 더러운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어떤 물건은 깨끗한 상태에서도 검은 색이나 복잡한 무늬를 띄고 있다든지,
어떤 물건은 원래부터 좀 복잡하게 생겼다든지 하는 경우가 많지요.

집을 단색의 허허벌판으로 만들어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단순히 색이 검으면 닦는다든지, 형태가 깔끔하지 않으면 치워버린다든지 하는
단순한 프로그램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거죠.

따라서 로봇들은 주변의 사물들의 형태를 파악하고,
그 것의 정상적인 상태는 어떠하다는 것을 알아야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물들의 역할이나 동작에 대한 이해까지도 필요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로봇이 인간이나 다른 로봇의 행동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부분이 굉장히 큰 요소로 작용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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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가진 기술로서는 아득히 먼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이러한 사물/인간/다른 로봇에 대한 이해들과, 깨끗한 것과 깨끗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가치관들의 조합이 이루어진다면, 그런 로봇들은 물건들이 어떠한 형태여야 하는지, 그리고 자신이 그 물건들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자신만의 개성적인 행동패턴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월-E의 '모'가 청소를 위해 동작하는 인공지능이다보니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귀여운 캐릭터가 되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욕구와 개성을 우리는 감정이라 부르지요.

물론 로봇이 이러한 '감정'을 갖게 된다고 해서, 영화에서 처럼 '인간적인 표현방법'을 갖게 되리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만, 로봇이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필요로하고 인간과 의사소통하며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며 동작한다면 갖게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여기에서 조금 더 비약을 해보자면,
월E의 감정도, 이브와의 사랑도 그 연장선상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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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저는 그래서 청소'만' 하는 인공지능이라거나 대화'만' 하는 인공지능은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더군요.
청소를 하기 위해서는 집안의 물건들의 바람직한 모습을 이해해야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대화의 주제와 소재들에 대한 이해를 갖춰야 한다는 주의라서 말이죠.

물론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bottom-up방식은
그 구현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극악의 단점이 있지만 말이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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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
영화 중에 월E가 잠시 감정을 잃는 부분과 평소의 모습의 차이를 보고 느낀겁니다만,
로봇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요소는 '호흡'이 상당히 큰 것 같더군요.
한숨쉬고, 휘파람불고, 무서우면 덜덜떨고 하는 모습들... 을 실제로 구현하려면 엄청 힘들지만;
인간과 같이 생활하는 로봇을 만들고자 한다면 한번쯤 생각해볼만할 것 같습니다.